SADNESS

너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허전한 옆자리에 놀라 벌떡 일어나면 조용한 집안 소리에 슬리퍼를 신지도 못하고 맨발로 거실로 뛰어나갔다. 내 소리에 소파에서 차를 마시다가 놀란 김여주가 나를 돌아봤고 곧장 다가가 너를 끌어안았다. 그러면 김여주는 나를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줬다. "무슨 일 있어? 꿈 꿨어?" "하.... 놀랐잖아......" "왜 놀래ㅋㅋㅋㅋ 나 뭐 ...

너를 향해 뻗었던 손을 거두고 한 발자국 물러났을때 너는 놀라고 당황한 표정으로 나를 보면서도 더 다가오진 않았다. 처음으로 너와의 거리감이 느껴진 순간이었다. 그 날 이후로 문득 문득 너와 나 사이에 느껴지는 거리감을 알고있었다. 어느 날은 이른 새벽에 목이 말라 거실로 향하면 소파에 혼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힘겨운 표정으로 얼굴을 쓸어내리는 모습도 보...

고작 반년만에 이 얼굴에 익숙해지기는 쉽지 않았다. 아직도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볼 때마다 멍하게 내 얼굴을 살피고 손을 들어 꼬집어보면 붉게 올라오는 손자국으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나 조차도 이렇게 낯설어하는데 너는 나를 보고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랑한다고 내뱉는 걸 보고 기분이 이상하긴 했다. 물론 겉모습만 다를 뿐이지 나는 김여주가 맞긴 하지...

같이 들어주세요❤️ 주여은의 몸이 되고 나서 술을 먹어보긴 했어도 딱 맥주 한 잔 까지였다. 그 이상 먹어서 취하고 싶지도 않았고 내가 어떻게 살아 돌아온건데 그 시간을 술이나 마시며 허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그런데도 손흥민 앞에만 있으면 나도 모르게 모든 행동들이 풀어지게 된다. 음식을 먹으면서도 나를 빤히 쳐다보는 너의 시선에 술 없이 가만히 앉아...

"Ju! Well done, see you tomorrow~" (주! 수고했어, 내일봐~) "I'm resting tomorrow~" (저 내일 쉬거든요~) "Oh right! Haha, have a perfect holiday then!" (아 맞다! ㅎㅎ 그럼 완벽한 휴일보내!) 사장과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딸랑이는 종소리와 함께 문을 열고 나오면...

BGM은 몰입도를 더 높여줍니다🤍 온통 너의 습관들이었다. 멋쩍을 때마다 뒷목을 주무르던 모습, 택시를 잡을때면 꼭 반대편도 확인하는 모습, 고민할 때면 입술을 꾹 일자로 다물던 버릇, 처음 너와 해산물파스타를 먹을 때 망설이며 괜찮다고 말하던 모습, 머리를 쓰다듬어줄 때마다 꼭 한번씩 머리칼을 꾹 쥐던 버릇...... 결정적으로 찬물을 먹기 싫어하는 모습...

꼭 함께 들어주세요! 훈련을 마치고 여주에게서 온 연락이 있나 핸드폰을 확인해봤지만 아직 아무런 연락이 없어 의아했다. 원래라면 집에 도착했다거나 빨리 오라거나 문자가 와 있었을텐데 혹시 또 택시 타고 가라는 내 말 무시하고 걸어서 가는건가 싶은 생각에 걱정부터 됐다. 전화를 걸어봐도 신호음만 계속 갈 뿐 결국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기계음성이 나와 일단 ...

원래 손흥민에게 주려던 젤리를 꺼내 부딪친 아이에게 건네면 수줍게 볼을 붉히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독일말을 해주자 꾸벅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종종 뛰어가는 뒷모습을 보니 나까지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언제 가까이 왔는지 내 옆에 바로 서있던 손흥민씨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마스크에 모자에 다 가려진 얼...

"응~" - 어디야~? "잠깐 회사 나왔어 샘플링 나왔다 그래서" - 생각보다 빨리 나왔네?? "응 더 오래 걸릴 줄 알았는데" - 네이밍은 했어? "정했지 벌써~" - 알려줘 궁금해 "이따 저녁에 알려줄게" - 뭐야~ 궁금하게~? "궁금하면 빨리 끝내고 오던가~" - 알았어ㅋㅋㅋㅋ 집에 먼저 가있어 웬만하면 택시 불러서 타고 가고. 알았지? 무슨 걱정이...

[과거] 오직 향수를 위해서 다니던 대학교도 휴학하고 무작정 워홀을 신청해 유럽으로 떠났다. 그 당시에는 너무 촉박하게 결정한터라 갈 수 있는 나라가 한정적이었고 유럽 중에서도 제일 빠르게 선발이 가능했던 독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워홀 기간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향수에 대해서 공부하면서 어느 한 브랜드의 점원으로 일했을 때 손흥민을 만났다. 딸랑- 소리...